영화 퍼펙트 데이즈

2025. 3. 3. 16:22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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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날이라는 건 있거나 존재할까요?
어떤 사람의 삶이나 생활을 두고 완벽하다고 표현하기는 힘듭니다.
본인도 그걸 쉽게 판단하기 힘들지만 타인이 판단하기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함부러 다른 사람의 생활과 삶을 보며 뭐라고 할 때 자신의 가치관이 결부됩니다.
어디까지나 본인의 가치판단일 뿐 당사자는 하루 하루가 행복할 수도 있습니다.
함부로 잣대를 들이밀며 평가하는 사람이 오히려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영화 <퍼펙트 데이즈> 주인공은 어떤지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그가 하는 일은 도쿄에서 화장실 청소를 하며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는 일의 특성상 휴일은 없는 듯보이지만 정확히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습니다.
누구나 나이 50대가 된다면 어떤 사연이든 갖고 있는 게 바로 세월입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은 현재지만 과거부터 어떤 삶을 살았는지 우리는 전혀 알 수 없죠.

단지 보이는 모습만으로 누군가를 판단하는 건 그만큼 어리석은 일입니다.
야쿠됴 코지가 연기한 히라야마는 어떤 과거가 있는지 전혀 노출되지 않습니다.
아주 작은 힌트는 조카가 가출해서 왔을 때 찾아온 동생이 운전기사가 있을 정도였고요.
결혼여부도 전혀 알 수 없지만 늘 책을 읽고 팝송을 들으며 카메라로 사진을 찍습니다.

화장실 청소를 할 때도 최선을 다해 깨끗하게 일하는데 얼굴에는 전혀 그늘이 없습니다.
자신이 하는 일에 만족한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나이는 아마도 50대 중반에서 60대 중반 사이가 아닐까하는데요.
사는 집도 혼자서 조용히 TV도 없이 화초에 물을 주면서 소소하게 보냅니다.

특별히 전자 기계가 없이 알람도 울리지 않고 자고 일어나느 듯합니다.
일 할 때를 제외하면 많은 사람이 부러워하는 경제적 자유를 이룩한 모습처럼 보입니다.
더할 나위 없이 한가롭고 여유있게 하루를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살고 있습니다.
제가 볼 때 무엇보다 행복한 건 자고 일어났을 때 해야 할 일이 있다는 겁니다.

소소한 스트레스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단순 노동이라 별 생각없이 일을 하면 됩니다.
좀 더 잘하기 위해 스스로 만든 도구도 있어 보이는데 열심히 일한다는 뜻이죠.
따로 요리를 해 먹지는 않고 밖에서 여러 식당에 가서 사 먹는 듯합니다.
늘 가는 곳이 있어 여러 식당에서 단골로 친해보이기도 하고요.

혼자 살면 분명히 외로워 사람들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하고 싶을텐데요.
딱히 말을 많이 하거나 억지로 걸지도 않고 필요한 말 이외는 잘 하지도 않습니다.
그나마 자주 만나는 사람과는 다소 친하게 지내며 대화를 하긴 합니다.
언제나 누구를 만나도 친절한 웃음으로 응대하는 점도 인상적이었고요.

누군가는 하루가 심심하고 지루하다는 말을 합니다.
똑같은 생활이 반복되며 어떤 것도 개선되는 게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주인공인 히라야마 생활이 그렇게 보일 수 있지만 매일마다 다른 생활과 삶을 사는 듯했습니다.
영화 내내 히라야마가 가는 곳은 길이 뻥 뚫려 있고 반대편은 막혀있습니다.

남들과는 분명히 다른 길을 가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거창하게 큰 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소소하게 버는 돈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듯했습니다.
우리 삶은 10년이나 20년 뒤를 보기 때문에 조급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재 일하고 먹고 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지금을 즐기면서 살 수 있을텐데 말이죠.

영화 초반에 제가 좋아하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가 나오자마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내내 좋은 노래가 너무 많이 나와 영상과 함께 보는 재미도 참 좋았고요.
누가 뭐래도 자신만이 할 일이 있고 매일 뭔가를 할 수 있는 게 있다면요.
그거 자체로 내 인생은 완벽한 하루를 보내는 게 아닐까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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