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2. 19. 09:48ㆍ수필
우리는 이기주의에 대해 별로 좋게 보진 않는다. 그렇다고 이타주의에 대해 호감을 크게 갖는다고 보지도 않는다. 이타주의에 대해서는 별 감정이 없다는 게 내 생각이다. 뭔가 이타적인 삶을 살아간다는 게 현대사회에서 부러워할 삶은 아니다. 너무 각박하건 안 되지만 이타적인 삶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선호하진 않는다. 뭔가 이타적이라고 하면 호구가 되는 듯한 느낌이 강하다. 과거와 달리 내건 내가 확실히 챙겨야 한다는 의식이 강하다. 이러다보니 이타주의에 대해서는 그렇다.
이타주의가 꼭 남을 위한 건 아니다. <이타주의자 선언>에서는 이를 위해서 일단 개념부터 정립한다. 언어에는 사람의 의식을 지배하는 힘이 있다. 내가 아무리 싫어도 코끼리 단어를 들으면 계속 코끼리가 생각난다고 한다. 그처럼 어떤 단어에 대해 나만의 개념이 있으면 좀 더 확고해진다. 개념이 없다가 알게 되면 그때부터 나도 모르게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게 된다. 책 서두에 우리라는 표현에 대해 다룬다. 우리라는 개념은 사실 뭔가 배타적인 개념이 있다.
한국 사회에서는 특히나 우리라는 개념이 강하다. 우리 가족, 우리나라와 같이. 우리라는 표현보다는 너와 나에 대해 말한다. 우리라는 표현보다 너와 나라는 표현을 말하는데. 너와 나로 하면 좀 더 배타적이지 않나도 싶다. 우리라고 하면 나도 거기에 낄 어떤 요인 있어 보인다. 너와 나라고 하면다른 사람은 끼어들 여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 여기에 여러분이라는 표현도 한다. 이 표현에는 나는 빠져있다. 내가 다른 무리를 지칭할 때 여러분이라고 한다.
어느 누구도 딱 1명을 보면서 여러분이라고 하진 않는다. 그런 후에 타인이라는 표현으로 끝낸다. 타인은 더욱 나와 구분되는 말이다. 타인에 나는 절대로 포함되지 않는다. 남들에게는 내가 철저히 타인이 될 수 있지만. 이런 개념에 대해 먼저 책은 저자만의 설명을 한다. 그러면서 이타주의에 대해 말한다. 조금 놀란건 지금이 이타주의의 시대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놀랐다. 현대가 이타주의인가. 철저하게 개인주의 시대가 아닌가.
어떤 현상에 대해 백인백색이 오히려 다채로운 사회다. 그럼에도 현대 사회를 이타주의라고 하기에는 난 좀 동의하긴 어려웠다. 책 초반에도 나온 것처럼 개인의 이기적인 행동이 이타적인 결과가 되긴 한다. 맛있게 빵을 만든 행동은 돈을 벌기 위해서지만 그로 인해 맛있는 빵을 먹게 된다. 결과적으로 이타적일 수 있다. 그런 관점에서 이타주의라고 표현한 듯하다. 저자가 교수라고 하는데 에세이지만 사회 전반적인 일에 대해 언급한다. 굳이 고발하는 건 아니다.
자신이 살아가는 생활과 삶에서 겪은 이야기를 알려준다. 세월호와 관련된어 합창단으로 참여한 경험도 말한다. 사회 소수자에 대해 어떤 관계된 일을 하는지 자주 이야기도 한다. 여기에 딸과 엄청나게 감정적으로 친밀한 듯했다. 딸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으면 그렇게 애틋할 수가 없다. 마지막에는 아버지에 대한 사례도 한다. 거기서 앰블런스에서 병원을 찾을 때 아는 의사를 동원했으면이라는 표현이 나온다.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생각을 했단다.
아마도 생각이 났어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한다. 아버지는 3시간 정도 겨우 병원을 찾은 후 돌아가셨다고 한다. 후회가 될 수는 있을 듯하다.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을 듯하다. 거기서 찾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진 않았을 듯하다. 누구나 한 다리 건너며 아는 의사가 있겠지만 직접적으로 알지 못하면 도움은 안 된다. 그렇게 했을 때 달라졌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합창에 대해 말하는데 가장 이타적인 행위가 아닐까한다. 합창은 내가 도드라지면 절대로 안 된다.
참여한 사람이 다들 조화를 이뤄야만 멋진 화음이 나온다. 누군가 내 목소리가 좋다고 튀면 그 합창은 실패한다. 개인은 돋보일 수 있어도 합창단으로는 실격이다. 서로가 튀지 않으면서도 각자 자신이 할 일을 해야만 올바른 소리가 나와 화음으로 멋드러지게 들을 수 있다. 어쩌면 이 책에서 나온 이타주의가 설명하는 가장 이상적인 모습 아닐까한다. 사실 제목에 비해서는 가벼운 책이었다. 그렇다고 쉽게 읽히는 책은 또 아니기도 했다. 철학 책으로 생각했는데 에세이 책인데 적당히 섞여 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일기를 구분하기 위한 밑줄이 별로였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뭔가 개념 정의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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