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2024. 8. 28. 09:00국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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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전혀 모르겠다. 갑자기 톨스토이가 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읽고 싶어졌다. 예전에 읽었다. 몇 번은 읽은 것도 같다. 워낙 짧은 내용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다고 막 쉽게 끝낼 수 있는 책은 아니다. 대문호인 톨스토이가 썼다. 대하소설도 쓴 작가인데 이렇게 짧은 소설을 쓴다고 달라질리가 없다. 오히려 짧은 내용에 모든 걸 전부 담아야 한다. 그럼에도 읽고 나서 작가가 하려는 말을 금방 이해할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놀랍다.

제목처럼 무엇으로 사는가. 어쩌면 내가 그걸 찾고 있어 그런지도 모르겠다. 무엇으로 살 것인지에 대해서. 이게 참 웃긴다.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가를 왜 다시 읽고 싶어졌을까. 아마도 10년 전에 읽었을 듯하다. 당시에도 읽으면서 좋다는 생각을 했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지에 대해 생각을 했었다. 당시에 읽었을 때 그 부분에 대해 난 깊게 생각했을까. 그건 모르겠다. 그저 읽으면서 꼭 사람이 책에서 설명한 것만으로 살아가는 걸까. 그 외에도 많을텐데.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이번에 읽을 때도 뭔가 확 깊게 와닿지는 솔직히 않았다. 과거나 지금이나 인간의 본질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과거보다 훨씬 복잡다단한 인생과 삶을 살지라도 본성은 같다. 인간의 본능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본다. 오히려 과거보다 더 본능을 거슬리는 게 힘들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과거에는 자신의 본 모습을 숨기려고 노력했는지 모른다. 좁은 사회에서 금방 소문이 난다. 엄청난 신분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어울려 살아야 한다.

현대는 훨씬 더 거대한 사회에 살고 있다. 그렇다고 과거보다 더 개차반으로 현실에서 살기는 힘들다. 그때보다 오히려 더 법이나 시스템이 감시한다고 할까. 대신 온라인에서는 다른 인격이 나오는 사람도 있다. 쓰다보니 엉뚱한 방향으로 흘렀다. 인간이 무엇으로 사는 지에 대해서는 이렇게 어렵고 힘들다. 딱부러지게 무엇이라고 말하기 힘들다. 정답은 어쩌구니 없게도 그냥 산다. 이게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거창하다고 달라질 게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하루 하루 살아간다고 그게 나쁜 삶인가라는 생각도 든다. 기본적으로 올바른 삶이나 성공한 삶이라는 규정 자체가 내가 빠졌다고 할 수 있다. 그걸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영역일까.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도 그렇게 볼 때 다른 누군가 정의하면 그게 정답인가. 분명히 그렇지 않다. 정답이 없는 데 정답을 구하는 지도 모르겠다. 고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톨스토이가 말한 것도 정답이 아니다. 어디까지나 톨스토이가 생각한 근사치다.

톨스토이가 말한 걸 동의할 수도 있다. 나는 아닌데라고 생각한다고 그게 잘못된 것도 아니다. 감히 대문호가 알려준 걸 내가 아니라고 한다는 게 맞는가. 이런 생각을 해도 그게 오히려 주체적으로 내 삶을 살아가는 거 아닐까. 톨스토이는 사랑으로 살아간다는 말을 한다. 사랑은 다양한 개념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측은지심도 여기서는 사랑이다. 타인을 도와주는 것도 사랑이다. 내일 일도 모르는 데 거만하게 굴고 돈으로만 바라보는 사람이 올바른 게 아니라는 것도 보여준다.

누구봐도 다소 뻔한 내용이다. 이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볼 때는 없다. 사랑은 어떻게 볼 때 너무 방대하다. 나는 사랑으로 살아간다고 하면 너무 정답이라 난감하다. 정답이 눈 앞에 있는데 외면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가끔 깊이 생각한다고 답이 없는 것도 있다. 또는 깊이 생각한다고 달라질 것도 없는데 머리만 아플 수도 있다. 하루를 그저 충실하게 살아가면 된다. 이렇게 말도 한다. 그게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답은 안 될지라도 차라리 맞는지도 모르겠다.

사람이 아닌 나는 무엇으로 사는가. 그게 올바른 질문 아닐까. 지금의 나는 진짜로 하루 하루 산다. 거창하게 대단한 비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인생의 정확한 목표를 정하고 살라고 한다. 그렇게하면 성공한다고. 이건 전형적인 자기계발에서 알려주는 방법이다. 그렇게 볼 때 자기계발과 인문의 차이가 큰가라는 생각도 한다. 내가 살아가는 인생에 있어 도움이 된다면 그게 중요한 거 아닐까. 책도 읽고 생각도 하고 TV도 보고 영화도 보고 책도 냈고.

그렇다고 딱히 다른 인생을 산다는 생각은 없다. 남들과 다를 바도 없다. 남들도 나랑 다를 바가 없다. 나도 남들과 다를 바가 없다. 각자 인생에 있어 정답이 없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현대인은 즐겁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현대인에게 모든 불행의 시작이 전부 비교다. 그것도 나보다 더 잘 살고 행복해 보이는 사람과 비교다. 나보다 아래인 사람을 비교하며 행복해 하는 사람이 드물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해 이토록 장황하게 중구난방 쓰다니. 역시나 무엇으로 사는가는 참 답이 없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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