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8. 10:23ㆍ국외소설
사실 중국 소설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 중국 소설이라고 하면 솔직히 중국 무협 소설을 꽤 읽었다. 워낙 유명한 김용 무협소설을 탐독이라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읽긴 했다. 그 외에는 중국 관련 책은 중국인이 아닌 다른 국가 사람이 중국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었다. 중국인이 쓴 책은 거의 읽은 적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살짝 중국인이 쓴 책에 대해 신뢰가 크지 않다. 지식과 정보 측면에서 읽는 책은 팩트가 좀 애매하다는 느낌을 가질 때가 많았다.
그걸 제외하면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고전은 워낙 오래되었는데 굳이 읽어야 필요를 느끼지 못하기도 했다. 더구나 한국에도 사서삼경 등에 대해 해석한 책은 많다. 의외로 소설은 조금 다르다. 한국에서도 중국 소설을 근거로 영화도 만들어졌다. 한국보다 노벨문학상에 더 언급이 많은 게 중국으로 알고 있다. 최소한 순수 문학 소설만큼은 상당히 인정을 받는 걸로 알고 있다. <신세기 사랑 이야기>는 찬쉐가 쓴 소설이다. 본명은 덩샤오화라고 한다.
중국 작가 중 해외에 가장 많이 번역된 작가라고 한다. 그 덕분인지 노벨문학상에도 해마다 언급된다고 한다. 그런 작가가 쓴 책이라 저절로 관심을 갖고 읽었다. 막상 책을 펼치니 무려 500페이지 되는 분량에 살짝 당황은 했다. 순수문학 소설은 그 정도 길이면 읽는게 만만치 않다는 게 당연하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 의아했다. 중국도 대도시는 한국에 비해서 별로 떨어지지 않는 걸로 알고 있다. 시골은 살짝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책에서 나온 배경은 옛날인 듯했다.
중국 시골에 있는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알았다. 흔한 핸드폰 이야기도 안 나오고 현재는 거의 필수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부분에 대해 전혀 나오질 않았다. 다 읽고 출판 년도를 보니 2013년도였고, 작가가 쓴 년도는 2012년이었다. 이러다본 아무래도 내가 읽고 있는 2023년을 생각했더니 잘 와딯지 않는 것도 있었다. 아무래도 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는 시대와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대 배경이 2012년일테니 그에 맞게 책을 읽으며 상상해야 하니 말이다.
주인공은 뉴추이란과 웨이보라 생각했다. 첫장 제목으로 나오는 인물이기도 했다. 보통 소설에서는 분명히 주인공이 있다. 여러 인물이 나와도 남녀주인공이 전체를 관통하며 이끌고 간다. 그러니 뉴추이란과 웨이보가 그런 인물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둘은 지속적으로 소설에서 나오긴 한다. 대하소설을 읽어도 엄청나게 많은 인물이 나와도 결국에는 주인공 이야기로 다시 돌아간다. '신세기 사랑 이야기'는 그런 듯 아닌 듯한 내용으로 전개되면서 주인공인 듯 아니다.
굳이 말하면 좀 더 분량이 많은 출연자 느낌이 강했다. 두 사람으로 시작해서 연결된 사람이 새로운 장에서 주인공이 된다. 한 마디로 다양한 사람이 어떤 식으로 살아가는지 계속 연결되면서 보여준다. 분명히 책에서 소개된 사람은 그다지 특별한 사람은 아니다. 특출난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도 아니다. 평범하다면 평범한 사람인데 읽다보면 다들 무척이나 특이한 사람이다. 특이하다는 점이 좀 자유롭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다들 어떤 관습에 얽메이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소개된 인물이 출발점은 공장이다. 공장에서 일하다 좀 더 편하고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곳으로 간다. 이걸 정확히 어떻게 한국식으로 표현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사창가 여인이 된다. 이걸 책을 읽을 때는 그저 직업인으로 볼 뿐이다. 그 일을 하는 여성들도 직업으로 생각하며 남자를 받는다. 남자들도 찾아갈 때는 직업 여성으로 찾아간다. 그렇지 않을 때는 주변에서 흔히 만나는 사람일 뿐이다. 소설을 읽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게 아닐까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과는 완전히 다른 사회 풍경 말이다.
게다가 소설 속 나온 인물이 서로가 서로를 사랑한다. 둘이 사랑한다는 점이 확고한 경우도 있지만 엇갈릴 때도 많다. 더구나 이게 꼭 사회 통념으로 볼 때 자연스러운 것도 아니다. 결혼 유무와 전혀 상관없이 서로 사랑하고 이를 인정한다. 굳이 본다면 그다지 꺼림낌없이 상대방에게 감정을 말한다. 자신의 상황에 대해서는 그다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아마도 그런 이유는 여자들 직업 때문인 듯도 하다. 남자에게 구속되려고 하지 않고 사귀는 정도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듯하다.
그가 나를 좋아하고, 나도 그를 좋아해서 함께 동거도 하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무척이나 쿨하다면 쿨한 관계다.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웨이보는 부인이 있지만 뉴추이란을 사랑한다. 뉴추이란을 사랑해서 일부러 생각하기 위해 교도소도 간다. 웨이보 아내는 아내대로 웨이보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자신이 살 길을 찾아 간다. 뉴추이란도 웨이보를 사랑하면서 다른 남자와도 만난다. 뭔가 제목답게 새로운 세기 사랑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싶긴하다. 뭔가 제도와 시스템에 구속받지 않는다. 이런 내용이 공산당이 지배하는 국가에서 쓴 책이라는 점도 신기했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뒤로 가면 주인공이 거의 나오질 않는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사랑이라는 감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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