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들은 어떻게 살것인가

2023. 10. 27. 09:00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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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이라는 이름을 듣는 감독이 있습니다. 대체적으로 실사 영화를 만든 감독이 이런 호칭을 받죠. 애니메이션에서 이런 호칭을 받는 사람을 꼽으라면 몇 명 있을 겁니다. 어느 누구나 만장일치로 미야자키 하야오를 뽑는 건 의심할 여지 없죠. 한 때 은퇴를 했지만 번복하고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로 찾아왔습니다. 어떤 감독이든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이 더 깊어집니다. 과거에 <미래 소년 코난>부터 그 이후 다양한 애니메이션을 즐겁게 봤었죠.

현재 미야자기 하야오 나이가 82세입니다. 저절로 세상과 세계에 대해 이야기하는게 자연스럽죠. 여전히 애니메이션은 일본이 가장 최고입니다.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죠. 그 중에서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이끌었다고 해야겠죠. 여전히 화풍 등은 최신 트랜드보다는 과거와 비슷해 보이더라고요. 여전히 주인공은 똑같이 생겼다는 점이 다소 흥미롭기도 하더라고요. 주인공이 대부분 10대라는 점도 똑같고요. 이번에도 주인공 마히토는 10대입니다.

영화에서 배경이 되는 년도는 1939년입니다. 한참 일본이 전쟁을 본격적으로 치루면서 기세가 좋았던 때였죠. 그 이후로 41년에 진주만 공습으로 미국을 세계대전에 끌어내며 패전으로 가게 되었죠. 일본 국가는 전쟁을 치뤘지만 국민은 살기 좋았냐하면 그건 아니었던 듯합니다. 가진 자들은 살기 좋았을지 모르지만 말이죠. 오히려 전쟁 물자 등을 마련해야 하는 등 갈수록 더 먹고 살기 힘들었던 걸로 압니다. 과연, 일본이 했던 제국주의는 국민을 위한 것인지 물어봐야겠죠.

제 기억에 미야자기 하야오 감독이 만든 영화에서 딱히 년도가 드러나는 경우는 별로 없던 듯합니다. 일본이 갖는 여러 문화와 디자인은 물씬 풍겨도 년도가 나오진 않았던 듯합니다. 대체적으로 작품을 보면서 사람들이 의도를 파악하긴 해도요. 그렇게 볼 때 명확히 년도를 2차 세계대전으로 정한건 이유가 있겠죠. 제목과 연관되었다는 생각도 합니다. 세계는 갈수록 더 폐쇄적이 되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와 함께 거대한 벨류체인으로 엮었던 때가 얼마 전이었는데요.

이제는 각자 도생 시대로 넘어간 듯합니다. 우리가 사는데 있어 다른 국가나 국민에게서 피해를 입었다. 이런 생각이 정확한 사실인지 몰라도 정치적 의도를 갖고 여론전을 펼친 건 맞다고 봅니다. 이런 상황이 이뤄지면서 각 국가는 자국 이기주의가 더욱 커지고 있죠. 전쟁을 불사하면서도 자국 이익을 위하고 있습니다. 자국 이익이라고 하지만 그게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일까요. 어떤 국민이 전쟁을 찬성할까요. 제 생각에 그걸 찬성하는 국민은 극소수일 겁니다.

누가 뭐래도 전쟁은 하지 않는게 최선이죠. 될 수 있는 한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전쟁까지 이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서로에게 좋겠죠. 영화에서 말하고 싶은 것도 그런 것이 아닐까합니다. 마히토는 병원에 근무하던 엄마를 화재로 잃게 됩니다. 자신이 직접 달려갔지만 이미 큰 화재가 나서 엄마를 구하는 건 힘들 일이 되죠. 아빠와 함께 도쿄가 아닌 지방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새 엄마를 만나게 되는데 자기 동생을 임신한 상태죠. 아빠는 공장이 너무 바뻐 정신이 없습니다.

공장에서 만드는 건 비행기 일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군수물품을 만드는 공장이죠. 마히토가 살기로 한 장소에는 비밀스러운 고택이 있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데 들어가는 길은 막혀 있습니다. 이상하게도 왜가리가 자꾸 마히토 주변을 맴돌면서 신경 쓰이게 합니다. 심지어 왜가리가 마히토에게 말까지 합니다. 전학간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놀리면서 대판 싸웁니다. 마히토는 절대로 평범한 아이가 아닙니다. 집에 오는 길에 스스로 머리를 돌로 쳐 버립니다.

누가 그랬는지 말하지 않지만 아빠는 학교에 가서 따지겠다고 달려갑니다. 학교에 가서 기부를 하며 마히토가 어떤 인물인지 보여주는 행동을 하죠. 전학 간 첫날에도 일부러 자동차로 마히토를 데려가고요. 타인과 더불어 사는 삶이 아닌 나는 너희와 달라라는 마음을 심어주려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마음이 심어졌기에 마히토가 그런 행동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다음날 새엄마가 비밀에 쌓인 주택에 갑니다. 마히토는 새엄마를 찾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들어갑니다.

그곳에서 본격적인 판타지와 여행이 펼쳐집니다. 마히토는 고작 초등학생 정도 되지만 망설임없이 당당하게 새엄마를 찾아 나섭니다. 여기서 마지막에 악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마히토는 오로지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새엄마를 구하겠다는 생각으로 전진합니다. 그 과정에서 누구를 해를 끼치지 않습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이 믿는 정의를 실천하는 건 아니라는거죠. 그곳은 아마도 천상계가 아닐까합니다. 앵무새 왕은 자신이 믿는 정의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습니다.

그로 인해 그 세계는 무너집니다.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정의가 있을까요. 자신이 정의라며 타인을 짓밟아도 되는 걸까요. 영화는 개인에 대한 것보다는 거대담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개인이 하는 생각이 모여 담론이 되고 이를 실천하면 사회가 방향성을 설정하고 달려가게 됩니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왜곡할 수도 있지만 각 개인이 갖는 의지와 뜻은 사회를 지탱합니다. 그대들이 아닌 아닌 우리는 이 세계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혼돈이 더 가중되는 세상에서 미야자키 하야오가 묻는 질문입니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언제나 역지사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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