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4. 16. 09:00ㆍ심리학
껌껌한 방에 들어 갔을 때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스위치를 켜는 일이다. 스위치를 켜는 순간에 방에 가득히 불빛이 가득찬다. 방 구석구석까지 불빛이 미치지 못하는 것은 없다. 그런 불빛을 비춰주기 위해서는 오로지 딱 하나만 하면 된다. 스위치를 올리기만 하면 된다. 그 이외에 그 어떤 행동도 불필요하다. 스위치를 만져야 빛이 들어온다는 걸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것저것 만져보고 별의별 행동을 다할테다. 조금만 관심있게 들여다보면 스위치를 만져야 한다.
바로 이와 같이 우리 행동을 변화시키는 것도 이런 스위치를 작동시켜야 한다. 제대로 된 스위치를 만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변화도 오지 않는다. 이와 관련되어 사람에게는 감정이라는 동물이라는 점이 중요하다. 아무리 사람이 이성적인 존재라 해도 감정에 지배당한다는 걸 무시할 사람은 없다. 과거에는 감정을 무시했지만 갈수록 인간에게 있어 감정은 절대적이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뇌에 대한 탐구가 진행될수록 더욱 그렇다.
이런 점에 있어 <스위치>는 코끼리와 기수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코끼리는 감정이고 기수는 이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수가 코끼리 위에 올라타서 잘 조절하고 방향을 제시한다면 코끼리는 올바른 길로 걸어간다. 분명히 기수는 사람이니 코끼리에 비해 작다. 평소에는 코끼리를 능숙하게 다를 줄 아는 기수마저도 코끼리가 갑작스러운 행동을 한다면 컨트롤하기 힘들다. 기수가 가자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 코끼리가 가고 싶은 길로 가게 된다. 통제불능이 된다.
코끼리와 기수에게 누가 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는지 때에 따라 다르다. 평소에는 기수가 좀 더 큰 권한을 갖고 있는 것 같지만 상황에 따라 기수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코끼리가 자기 마음대로 할 때도 있다. 이를 위해서 코끼리가 날뛰지 못하도록 평소에도 노력을 해야 한다. 이를 스위치라고 할 수 있다. 코끼리가 날뛰기 전에 미리 미리 노력하면 된다. 책 서두에 나오는 개념이 1퍼센트 저지방 우유다. 이를 위해서는 좀 단순하다면 단순하게 냉장고에 1퍼센트 우유를 구비하면 된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냉장고에 1퍼센트 우유와 일반 우유가 있다면 결정 장애가 온다. 여기에서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이런 사소한 선택같은 결정에 우리는 뇌를 써야 한다. 에너지를 소비하니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지 못한다. 미시멜로 같은 경우에도 인내심을 중요하게 상징한다. 분명히 인내를 갖고 먹지 못한 아이들은 휼륭하지만 그 후에 오히려 더 폭식을 할 수도 있다. 참으면서 에너지를 썼기에 정작 더 중요한 순간에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그럴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좋다. 쉽지는 않겠지만 스스로 인내하려는 순간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피하는 편이 훨씬 더 낫다. 이렇기에 누군가는 쉽게 쉽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고, 누군가는 엄청난 역경을 극복하는 것처럼 보인다. 눈에 보이는 것은 후자가 더 훌륭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전자가 더 훌륭하다. 평소부터 이런 상황과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면 중요한 순간에 오히려 빛을 발할 수 있다. 이런 걸 모른다면 눈에 보이는 것만 찬사받고 환호할 수 있다.
자제력은 필요한 순간에만 빛을 발하면 된다. 이처럼 아주 작은 선택이 더 중요하다. 이를 스위치라 할 수 있다. 스위치는 거창하고 대단한 게 아니다. 아주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하나의 행동이나 생각이나 개념이다. 이를 해내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도 않다. 아주 손쉽게 할 수 있는 걸 미리 해 놓으면 결정장애도 어렵지 않고 자제력을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 이에 따라 쓸데없는 에너지를 쏟을 필요도 없다. 덕분에 훨씬 더 여유롭고 풍요로우면서 일상을 생활 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정작 기수는 점차적으로 지친다. 기수가 지친다는 뜻은 감정이라는 코끼리를 컨트롤하기 어려워진다. 감정이라는 놈이 갑자기 삐집고 나오면 기수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진다. 코끼리가 날뛰면 기수는 오히려 떨어지고 다친다. 이를 위해서는 아주 작은 것부터 할 필요가 있다. 작은 것을 제대로 하면 뭉쳐서 더 큰 상황을 컨트롤 할 수 있다. 체크 리스트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체크 리스트를 활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내 경우에는 체크리스트를 거의 활용하지 않기는 하지만.
아주 기본적인 걸 하나씩 하나씩 체크하며 놓치지 않도록 하는 건 분명히 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 큰 목표도 마찬가지다. 커다란 목표는 거창하지만 막상 실천하기는 막막하다. 이보다는 자신이 뛰어넘을 수 있는 허들이 딱 좋다. 허들은 넘은 후에 더 높은 허들을 뛰어가며 점차적으로 허들을 뛰어넘으면 자연스럽게 나중에 훨씬 더 큰 허들이라는 목표를 자연스럽게 달성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스위치를 눌러야한다. 어렵지 않은 그 스위치를 찾아 누르기만 하면 행동할 수 있게 설계한다면 말이다.
핑크팬더의 다시 돌아보기 : 내 스위치는 어디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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