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까지 가자, 코인 대박의 꿈을 담은 현실 공감 드라마

2025. 9. 21. 14:48드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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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드라마 왕국’이라 불리며 방영하는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던 MBC 금토드라마가 최근 깊은 부진의 늪에 빠져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작품들마저도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 들며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장류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새 금토드라마 <달까지 가자>가 야심 차게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직장인의 애환과 ‘코인 투자’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결합한 이 드라마가 과연 MBC 드라마의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드라마는 시작부터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습니다. 본격적인 방영에 앞서 공개된 예고편이 중동 문화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것입니다. 주연 배우 3인방이 중동 전통 의상을 입고 코믹한 분위기를 연출한 장면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가볍게 넘어갈 수도 있었을 장면이지만, 이제는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며 특정 문화에 대한 존중과 이해가 중요해졌습니다. 한국 콘텐츠의 위상이 높아진 만큼, 그에 따르는 책임감 역시 무거워졌음을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제작진은 논란을 인지한 즉시 해당 영상을 삭제하고 사과하며 발 빠르게 대처했지만, 시작부터 삐걱거린 점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달까지 가자>는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장류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입니다. 원작의 현실감 넘치는 설정과 인물들의 심리 묘사가 드라마에서는 어떻게 구현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드라마의 중심에는 배우 이선빈이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로맨틱 코미디 작품을 통해 사랑스러운 매력을 선보여온 그녀는 이번 작품에서 비정규직 ‘정다해’ 역을 맡아 직장인의 고달픈 현실을 대변합니다. 단순히 로코 장르에만 머무르지 않고, 섬세하고 깊이 있는 감정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그녀의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이 이번 작품에서도 빛을 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선빈과 함께 극을 이끌어 나갈 동료들의 면면도 화려합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연기 본좌’ 라미란은 정다해의 든든한 직장 동료 ‘강은상’ 역으로 분해 극의 무게 중심을 잡습니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색깔로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녀의 풍부한 감정 연기는 이번에도 시청자들을 웃고 울릴 것입니다. 또한, 아이돌 출신 배우 조아람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만합니다. 이전 작품에서 보여주었던 진중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코믹한 캐릭터 ‘김지송’을 맡아 의외의 코믹 연기를 능청스럽게 소화하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반면, 김영대 배우는 2회까지의 모습으로는 기존의 세련되고 멋진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여, 앞으로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지켜봐야 할 부분입니다.

드라마의 배경은 현재가 아닌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한창이던 시절의 한 식품 제과 회사입니다. 굳이 과거 시점을 배경으로 설정한 데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이는 드라마의 핵심 소재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바로 ‘암호화폐(코인)’입니다. 드라마 소개에서도 주인공들이 코인에 투자하며 인생 역전을 꿈꾼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 이 설정이 단순한 시대적 배경을 넘어 극의 전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임을 암시합니다.

2018년은 국내에서 비트코인을 필두로 한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던 시기입니다. ‘가즈아’라는 유행어가 탄생하고, 평범한 사람들이 코인 투자로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되었다는 신화 같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던 때였습니다. 드라마는 바로 이 시점을 포착하여, 당시 코인에 투자했던 평범한 직장인들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을지에 대한 흥미로운 상상력을 펼쳐 보입니다. 만약 극 중 인물들이 2018년에 코인을 매수하여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굳이 회사에 얽매이지 않아도 될 정도의 막대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는 설정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대리만족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주인공 정다해(이선빈 분)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대기업에 입사했지만, ‘비공채’라는 꼬리표 때문에 보이지 않는 차별과 설움을 겪는 인물입니다. 아무리 노력하고 성과를 내도 정규직이라는 벽에 부딪혀 승진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는 그녀의 모습은 이 시대 많은 비정규직 청년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냅니다. 그런 그녀에게 유일한 위안은 같은 처지의 비공채 동기인 강은상(라미란 분), 김지송(조아람 분)입니다. 서로의 아픔을 보듬고 의지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나누는 세 사람의 모습은 팍팍한 직장 생활 속 한 줄기 빛과 같습니다.

회사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여 있던 세 사람에게 어느 날, 강은상이 뜻밖의 제안을 건넵니다. 바로 ‘코인 투자’를 함께 해보자는 것입니다. 2018년 당시, 코인은 대중에게 익숙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자 ‘위험한 투기’라는 인식이 강했습니다. 당연히 정다해와 김지송은 터무니없는 제안이라며 코웃음을 치지만, 이 제안은 그녀들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 거대한 파도의 시작이었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정다해는 돈도, 미래도 없다는 이유로 오랜 연인에게 처참하게 버림받습니다. 회사에서는 야심 차게 준비했던 프로젝트마저 비공채라는 이유로 탈락의 고배를 마십니다. 연이은 시련에 그녀의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지고, 삶의 의욕마저 잃어버린 순간, 문득 강은상의 제안이 떠오릅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반신반의하며 투자했던 코인 앱을 열어본 정다해는 자신의 눈을 의심하게 됩니다. 곤두박질칠 것이라 생각했던 코인의 가치가 믿을 수 없을 만큼 폭등해 있었기 때문입니다.

1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2.8%로 다소 아쉬운 출발을 보였습니다. 쟁쟁한 경쟁작들이 포진해 있어 앞으로의 시청률 경쟁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코인을 통해 인생 역전을 꿈꾸는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펼쳐지면서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자극한다면, 시청률 반등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답답한 현실 속에서 한 방의 성공을 꿈꾸는 현대인들의 욕망을 정확히 꿰뚫는 <달까지 가자>가 과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MBC 금토드라마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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