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인생 10년

2024. 4. 18. 09:09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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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에 불치병을 얻어 남은 인생이 확정된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이름도 낯선 폐동맥 고혈압이라는 진단을 받은 마츠리입니다. 난치병이라 걸리는 사람도 희박해서 딱히 치료 약도 없고 남은 인생이 10년이라고 판정받죠. 나이를 먹은 후에 들었어도 충격일텐데 20살에 그런 이야기를 듣는다면 삶의 의지가 생길까요? 꺾일까요? 직접 겪은 게 아닌지라 뭐라 생각조차 하기 힘들죠. 마츠리는 병원에 입원한 후 대략적이 치료 후 퇴원해서 남은 여생을 살게 됩니다.



아마도 가족들도 차마 뭐라고 이야기하기도 힘들 겁니다. 가장 힘든 건 마츠리겠지만 주변 사람들도 살얼음을 걷는 것과 같은 느낌이겠죠. 혹시나 잘못 이야기해서 상처받지나 않을까하는 마음도 들고요. 정작 마츠리는 너무 따분해서 죽을 것 같다는 말을 자기도 모르게 하는데요. 언니가 그 말을 듣고 부모님 앞에서는 상처 받으니 하지 말라고 합니다. 정작 죽는 건 마츠리인데 그런 말도 못하는 게 사실 더 스트레스일 듯합니다. 그런 식으로 서로가 눈치를 보며 살게 되지 않을까요.

마츠리는 중학교 동창에게 편지가 왔습니다. 병원에서 나온 마츠리는 도쿄에서 살고 있는데요. 원래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었죠. 병원에서 오래 있었기에 분위기 전환도 할겸 동창회에 참석하기로 하죠. 마츠리는 그곳에서 타임캡슐을 받게 됩니다. 자신에게 보낸 편지가 있는데 현 상황을 생각할 때 오히려 슬픈 내용이죠. 그곳에서 또 다른 동창인 카즈토를 만나게 됩니다. 둘 다 현재는 도쿄에서 살고 있죠. 일본에서도 도쿄에서 산다는 건 꽤 대단한 일인 듯하더라고요.



총 3명이 현재 도쿄에서 거주하고 있는 걸로 나옵니다. 카즈토는 원래 지역에서 사업하는 아버지 일을 물려받는 걸로 되어 있었죠. 자신이 쓴 타임캡슐에도 그렇게 써 있었고요. 이유는 정확하지 않지만 현재는 부모와 사이가 안 좋아 도쿄에서 독립하고 있는데요. 얼마 전 회사에서도 해고 당합니다. 집 내부도 아무런 정돈도 안 되어있고 거의 될대로 되라는 분위기입니다. 창문 난간에 기대고 있던 카즈토는 창 밖으로 스스로 뛰어 내려 자살을 시도합니다.

원래 부모가 병실을 찾아가야 하는데 친구에게 부탁하자 마츠리도 부르죠. 마츠리는 카즈토가 하는 말에 상처를 받습니다. 살고 싶어도 남은 인생이 정해져 있는데 바로 앞에서 자살을 시도한 친구라니요. 그걸 밝히지 못하고 화를 좀 내는 걸로 병실에서 나옵니다. 해당 병원에서 마츠리가 엄마와 함께 상담받는 걸 본 카즈토는 마츠리를 불러 대화합니다. 마츠리가 큰 병이 걸린 걸 알고 대화하는 줄 알았더니 엄마로 착각했죠. 마츠리가 크게 웃으면서 둘은 오히려 사이가 좋아졌네요.



둘이 함께 돌아다닐 때 벚꽃이 무척이나 많이 나오는데요. 감독이 일부러 벚꽃을 찍기 위해 노력했다고 합니다. 벛꽃 피는 날에 촬영스케쥴을 맞춰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찍었다고 합니다. 마츠리는 카메라를 갖고 다니면서 순간 기억하고 싶은 장면이 있으면 촬영하는데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나날을 위해서 찍기도 하고요. 또는 마지막에 움직이지 못할 때를 대비해서 찍은 듯도 하고요. 벚꽃 핀 곳을 걷다 순간 바람이 불어 마츠리와 카즈토는 피하면서 감정을 느끼게 되죠.

둘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자주 만나게 됩니다. 서로 호감이 있고 카즈토는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은데 마츠리는 더이상 가까워지진 않습니다. 마츠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때문에 누군가에게 마음을 줄 수 없죠. 주고 싶어도 그때부터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무한하지 않고 유한하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죠. 최소한 나이가 들어 죽는다고 생각하죠. 그게 아닌 몇 년 안에 죽는데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고 받는 건 너무 고마운 일이긴 한데요.



내가 준 사랑을 받고 홀로 남겨질 사람을 생각하면 이기적인 일일 수도 있겠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은 인생과 상관없이 사랑해도 되지 않을까. 살아있는 동안 사랑을 할지 말지도 내 선택이지만요. 그걸 받아들일지 말지도 상대방 선택이니까요. 누군가를 진짜 사랑한다면 힘들긴 할 듯합니다. 진짜 사랑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은 것인지요. 마츠리는 이를 숨기고 만나면서 카즈토에게 오해도 받는데요. 운동도 하면 안 되는 마츠리에게 카즈토가 한 고백으로 심적동요를 일으키죠.

길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가게 되고 카즈토는 상황을 알게 됩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게 마츠리가 남은 인생이 1년이 아니었습니다. 10년이라는 기간이기 때문에 아직도 여유가 있다면 있는거죠. 그 기간동안 마츠리와 카즈토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겨울에 만났는데 봄이 주로 나오지만 여름과 가을도 나옵니다. 몇 년이라는 기간동안 함께 보내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죠. 아마도 두고두고 행복한 추억이 되지 않았을까요. 마츠리에게 어떤 일이 생겼어도 말이죠.



영화 마지막에 원작자인 코사카 루카를 추모한다고 나오더라고요. 순간 이 영화가 실화인가 했습니다. 영화 내용 마지막에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썼다는 게 나오거든요. 실제로 원작자가 제대로 된 책 출판을 못 보고 사망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영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도 가족이 해준 내용을 포함해서 완성했다고 하고요. 실화는 아니지만 그걸 알게 되니 좀 찡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원작자도 병이 있어 그렇게 되었다고 하니 영화 내용이 오버되면서 더욱 애절하게 느껴지네요.

영화 주인공인 고마츠 나나는 <나는 내일, 어제의 너와 만난다>에서 처음 봤는데요. 영화를 보는 내내 어디서 봤는데 하면서 봤네요. 제가 본 두 영화가 전부 결말이 예정되어 있는 주인공 역할이었네요. 영화 개봉 당시에 원작자 가족들이 보낸 편지를 읽는데 울면서 인터뷰한 내용도 있더라고요. 영화가 일부러 눈물을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만들었네요. 남은 생 동안에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하며 살았으니 행복하지 않았을까합니다. 내일은 누군가가 그토록 바라던 하루라는 게 떠오르네요.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누구나 남은 인생이니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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