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 - 시조

2021. 11. 15. 09:06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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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삼경이 있다. 예전에 동아사이에서 라고 표현하지만 아마도 중국과 한국에서 유독 중시했던 공부였다. 솔직히 중국에서도 그랬는지 알아보지 않아 잘 모르겠다. 한국에서는 조선시대에는 확실히 그런 걸로 안다. 무엇보다 출세를 위해 배워야 했고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서도 배워야 했던 것 같다. 드라마 등을 볼 때 조선시대에서 공부를 한다면 늘 사서삼경이라고 한 걸 보면 말이다. 어떻게 보면 유학의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학이 종교는 아니지만.

대학, 논어, 맹자, 중용을 사서라고 하고 시경, 서경, 역경을 삼경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사서삼경을 달달 외웠던 걸로 안다. 거의 툭치면 술술 나올 정도로 한 것이 아닐까한다. 이걸 외운 후에 이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계속 하면서 깊고 넓고 확장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사고를 갖추게 된 것이 아닐까한다. 사람에게 어떤 사상이 중요한 것은 그를 토대로 세상을 살아가기 때문이다. 사서삼경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깨우치고 그에 맞는 사고에 따라 살아간다.

이러니 사서삼경은 실제로 조선시대를 지배했던 사상이다. 어릴 때부터 이를 배운 것은 무엇보다 지배자에게는 주류 사회에 들어가기 위한 당연한 과정이었다. 이를 모르면 주류사회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이해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그 덕분에 조선시대에 맞는 삶을 살아갈 수 있었을 듯하다. 한편으로 이런 것들을 양반이나 양반이 되려는 사람에게만 전달하며 더 공교하게 체제를 구축하는 시스템이었다. 현대에 들어 고전이라 불리게 돈 사서삼경이다.

이 중에서 이 책인 <시경>은 시를 모았다고 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는 인간의 다양한 희노애락을 표현하는 도구다. 과거에는 특히나 시가 가장 으뜸이지 않았을까한다. 시경은 원래 3천편 정도 있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공자가 311편으로 줄였고 현재는 그 중에서도 305편 정도만 전해 내려오고 있다고 한다. 원래 시라는 건 그 본연의 언어로 읽어야 느낌과 뜻이 제대로 전달된다. 이 책은 그런 시경이 전부 한자로 되어 있기에 한글로 풀어낸 책이다.

책에 나온 모든 걸 전부 제대로 읽지는 않았다. 내 능력 밖이기도 했고 소화하기도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 중에서 몇 편 정도만 읽었다. 다소 소프트 한 것만 읽었다. 그런 몇 편을 소개하며 끝낸다.

그대의 옷깃
푸르고 푸른 그대의 옷깃이여, 아득하고 아득한 내 마음이여! 내가 비록 만나러 가지 않았다고, 그대는 어찌하여 소식마저 끊는단 말인가!
푸르고 푸른 그대의 패옥이여, 아득하고 아득한 내 그리움이여! 내가 비록 만나러 가지 않았다고, 그대는 어찌하여 오지도 않는단 말인가!
이리저리 선 누각에 올라,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네. 하루라도 그대를 만나지 못하면, 석 달이나 된 듯하다네.

달이 뜬다
달이 떠서 밝게 비추니 어여쁘고 어여쁜 우리 님이로구나. 어이하면 그윽한 시름을 떨치리오. 내 마음만 안타깝구나.
달이 떠서 환하게 비추니 어여쁘고 아름다운 우리 님이로구나. 어이하면 우울한 시름 떨치리오. 내 마음만 고달프구나.
달이 떠서 하얗게 비추니 어여쁘고 횃불 같은 우리 님이로구나. 어이하면 몇힌 근심 풀까나. 내 마음만 참담하구나.

연못의 둑
저기 연못의 둑에 오르니 못 안엔 부들과 연꽃이 있다네. 아름답고 늠름한 한 사람이 있으니 아픈 내 마음 어이할까나. 난 자나 깨나 아무 일도 못하고 하염없이 눈물만 줄줄 흘린다네.
저기 연못의 둑에 오르니 못 안엔 부들과 난초가 있다네. 아름답고 늠름한 한 사람이 있으니 크고도 장대하여 아름답구나. 난 자나 깨나 아무 일도 못하고 하염없이 애만 태운다네.
저기 연못의 둑에 오르니 못 안엔 부들과 연꽃 봉우리 있다네. 아름답고 늠름한 한 사람이 있으니 크고도 장대하여 의젓하구나. 난 자나 깨나 아무 일도 못하고 하염없이 베개 안고 뒤척인다네.

증정 받아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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