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인식의 확장으로

2021. 6. 21. 09:23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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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모르겠으나 일본에서 넘어 온 철학서적을 많이 읽었다. 국내나 미국 등의 서양에서 쓴 철학 책은 별로 읽지 않았다. 일본에서 만든 철학 책의 장점은 핵심만 간결하게 소개한다는 점이다. 철학을 소개하는 방법은 많으나 역사에 따라 소개하는 방법이 가장 무난하고 많이 나오는 형식이다. 재미있게도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에서도 그 이야기가 나오면서 자신은 그런 식으로 이 책을 집필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막상 책을 읽으면 그게 뭐 중요한가라는 생각이 든다.

일본 책의 특징은 - 국내에 넘어와 내가 읽은 책에 한정해서 - 간결하고 핵심만 잘 전달해준다. 이러다보니 철학처럼 방대하고 어디서부터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 지 애매하고 막막한 분야에 딱인 듯하다. 철학자 한 명 한 명이 전달하는 사상에 대해 전부 아는 것도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방대하다면 방대한 걸 전부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저자도 설명한 것처럼 과거의 철학이 현재에 와서 꼭 필요하다고 할 수도 없다. 철학자는 대단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대부분 사람은 인식의 범위는 한정되어 있다. 자신이 보고 배우고 경험한 것이 가장 큰 인식의 범위를 확정한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갈 때는 자신이 아는 걸 근거로 생각이나 사색이나 상상을 통해 그 범위를 넓힐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인식의 범위는 훨씬 더 넓다. 대신에 과거의 철학자들보다 생각의 폭은 좁을 수 있다. 이러다보니 과거에 뛰어난 철학자라 하더라도 그가 했던 생각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입장에서는 헛소리가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책에서도 소개한 모든 사물은 불, 물, 흙, 공기의 네 가지 원소로 만들어졌다고 생각했다. 이를 증명하지는 못하니 사실 믿었다는 표현이 맞지 않을까한다. 이런 구분은 현대에도 꽤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다소 토테이즘과 같은 것과 결부되어 꽤 강력하다. 과학의 발달로 그 보다 더 근본적인 작은 단위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다. 문제는 4대 요소는 눈에 보이기에 직관적이다. 아무리 과학적이라고 해도 눈에 보이지 않으니 이를 사실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여전히 4대 요소가 더 매력적이다.

이런 사실을 볼 때 고대의 철학은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도 터무니 없다. 또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수많은 철학적 질문의 토대 위에 세워졌다. 수많은 철학이 한 시대를 휩쓸었고 이에 따라 도태된 철학도 있고, 지금도 쓸모있는 철학도 있다. 대부분 철학은 당시의 시대 상황에 따라 만들어진다. 철학을 역사에 따라 공부하는 것이 좋은 이유다. 느닷없이 특정 철학 사조가 나오지 않는다.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만들어지기도 한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다른 철학 사상이 정립되기도 한다. 치열한 논쟁 끝에 한 쪽의 철학이 저물기도 하지만 서로 양립하며 깊이와 폭을 넓히며 각자 영역을 구축하기도 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며 둘 다 사라지기도 한다. 가장 큰 이유는 사회가 발전하고 종교나 사상, 문화, 과학의 발달로 인해 이제는 해당 철학이 철지난 이야기처럼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그렇게 볼 때 각 철학을 만든 철학자의 사상을 우리가 아는 것은 중요하지만 꼭 깊이 알아야 할 필요는 없을 수도 있다.

이런 말은 나 자신이 특별히 철학에 대해 깊이 공부한 적이 없기에 함부로 이야기하는 힘들다. 그럼에도 여러 철학에 대해 간단하게라도 그 핵심을 알면 분명히 도움이 된다. 이를 통해 나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걸 알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다. 이에 대해 4단계로 구분한다. 우리가 그 정도로 단계적으로 아는 것은 힘들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조차 관심이 없다. 이러니 독서를 할 필요성 자체를 깨닫지 못하고 살아간다.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더 공부를 하고 책을 읽으면서 배우게 된다. 거꾸로 볼 때 내가 아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니 차라리 행복하게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런 삶의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공허하고 살아갈수록 빈껍데기처럼 된다. 이러다보니 주변 상황에 쉽게 휘둘리고 자신의 제대로 된 중심을 갖지 못하고 자존감이 정립되지 못한다. 'What'과 'How'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고 책은 말한다. 모든 철학자는 이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을 확장했다.

이건 전적으로 호기심이라고 할 수 있다.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온갖 사건이나 사물에 대해 무엇과 어떻게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니 생각을 하게 되고 뜻하지 않은 결론이 나올 수 있다. 그 과정에서 비록 말도 되지 않는 사고로 진행될 수 있어도 수차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나만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책을 그런 관점에서 설명했냐고 묻는다면 꼭 그런건 아니다. 저자가 경제와 경영에 맞춰 철학을 알려줄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실제로 내용의 3분의 2 정도는 이와 상관없이 서술된다.

재미있게도 지금까지 특정 철학자의 책을 제대로 읽은 적이 없다. 모든 철학자의 사사에 대해 엑기스로 알려준 책만 읽었다. 그렇게 읽어도 신기하게 대부분 책에서 소개하는 핵심은 거의 같다. 어쩔 수 없이 특정 철학자가 갖고 있는 여러 사상 중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히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 하나를 꼽아 알려주니 그렇게 되는 듯하다. 나는 정반합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 꼭 맞는 것은 아닐지라도 과학이라는 것도 증명하느냐, 증명하지 못하느냐에 따라 인증받는 것처럼.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결국에는 토막으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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