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공무원이 퇴사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책 - 딱 1인분만 할게요

2023. 6. 9. 09:26국내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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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계속 착각했다. 책 제목이 <딱 1인분만 할게요>의 저자가 책 날개에 보면 공무원이라고 써 있다. 작가 직업이 9급 공무원이라고 써 있는데 책 내용도 공무원 이야기다. 이러다보니 해당 내용이 본인의 실화인지 아닌지 여부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더구나 작가 이름이 이서기인데 책에서 나오는 주인공 이름도 이서기다. 이서기인데 노운구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 정도면 거의 본인의 모든 걸 전부 다 공개한 게 아닐까 했다. 분명히 소설이니 전부 진짜는 아닐 듯했지만.

그럼에도 나도 모르게 읽으면서 계속해서 어디까지 본인의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MZ세대라는 표현이 들어갔는데 진짜 MZ세대는 자신이 왜 MZ세대라고 불리는 지 모른다고 한다. 관심도 없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진짜 MZ세대는 20대를 말한다. 그 중에서도 20대 중반 이하를 말하는 게 아닐까한다. 책을 읽기 전에는 주인공이 20대라고 생각했다. 막상 읽어보니 주인공은 30대 중반이었다. 여기에 결혼을 한 상태지만 중요한 건 부속품으로 살아간다는 뜻 아닐까했다.

책에서 나오는 내용은 공무원이 배경이지만 일반 회사로 해도 차이는 없을 듯하다.  정시 출근과 정시 퇴근에 대해서는 무조건 찬성한다. 분명히 정해져 있는 시간인데도 그걸 지키지 않는 곳이 회사뿐만은 아닌 듯했다. 공무원도 그랬나 보다. 나도 회사를 다닐 때에는 과감히 그랬다. 초반부터 그렇게 행동했더니 나중에 뭐라 하긴 했지만. 책 목차 중 첫번째가 조직 부적응자인데 생각해보면 나도 그랬던 듯하다. 늘 정시 퇴근을 하니 부장이 불렀던 걸 보면 말이다.

자신의 일을 똑부러지게 하진 못한다. 여기에 스스로도 부족한 점을 하려고 하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분명히 노력을 하긴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아마도 그렇기에 조직 부적응자라고 표현한 듯하다. 사회라는 곳은 냉정하다면 냉정한 곳이다. 무엇인가를 가르칠 때가 있다. 신입일 때는 그렇지만 그 이후는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본인이 하지 못한만큼 조직 구성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결과라서 아주 싫어하고 배타적으로 변한다.

그렇게 책의 주인공은 시간이 갈수록 그런 대접을 받는다. 나름 하려고 노력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주변 사람은 도와주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반복된다. 점점 주인공을 다소 꺼려하고 부담스러워한다. 주인공이 없는 자리에서 뒷담화를 한다. 주인공에게는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한다. 이 정도면 내가 없는 자라에서는 뒷담화를 반드시 한다는 강박증이 생기지 않을까 할 정도였다. 이러다보니 주인공은 오히려 더욱 움추려들고 함부로 이야기도 하지 못할 정도가 된다. 금방 누군가에게 뒷담화 꺼리가 될테니 말이다.

원래는 글쓰는 삶을 원했다. 삼수도 하고, 공무원 시험도 세번을 떨어진 후 합격했다. 이게 와전되어 무려 6번이나 시험 친 후 공무원이 되었다는 소문이 돈다. 이 부분에 대해 부정을 해도 이미 사람들의 인식에는 끝난 상황이었다. 그래도 시험은 잘 봤다는 소리를 하지만 그렇기에 공무원 일을 제대로 못하는 일머리가 없다는 소리를 듣는다. 시험과 일 잘하는 것은 별개라고 하면서. 어떻게 보면 조직 부적응이 자연스럽게 인간관계까지 영향을 미치는 결과가 되었다.

주인공은 적응을 못하는 사람일 뿐이다. 조직이라는 시스템에 잘하는 사람이 있고, 노력해도 힘든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이 다른 일을 할 때는 놀랍도록 잘하는 경우도 많다. 나도 굳이 말하면 조직 생활은 잘하지 못했다. 그나마 하는 일이 조직이 함께 해야 하는 업무는 아니라 영향이 적었을 뿐이었다. 여러 사람이 함께 하는 일이었다면 나도 금방 따돌림 당했을 듯도 하다. 그렇게 볼 때 이서기도 조직에 맞지 않을 뿐 일머리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고 난 본다.

그렇게 볼 때 여기서 주인공이 힘들어 하는 건 젊거나 MZ세대라서 그런건 아니라고 본다. 세대 구분을 해서 지금 세대는 이러하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언제나 20대나 30대는 그러했다. 똑같이 40대나 50대도 그러했다. 시대가 변하면서 어느 정도 해야 할 것들이 달라진 건 있겠지만 본질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본다. 언제나 조식에서 적응하고 잘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책의 주인공처럼 다소 내향적이면서 예술적 본능이 있는 사람은 더욱 그렇다.

혼자 스스로 극복할 수밖에 없다. 조직에 적응을 하든지, 정말로 때려치던지 말이다. 퇴사가 잘 못된 건 아닌데 사회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그렇게 볼 때 아쉽다.  의외로 이렇게 힘들어 하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 조직에 잘 적응하는 경우도 꽤 있다. 사람마다 어떤 일을 적응하는데 시차가 존재한다. 그렇기에 좀 더 시간이 지나 업무에 익숙해지면서 노련해질 수 있다. 아마도 소설에 나온 선배와 상사도 그러하지 않았을까. 누구나 처음은 있고, 감추고 싶은 과거는 있을테니. 그렇다고 부서 전체가 한 명을 그렇게 다뤄야 했을까.

좀 분개를 하면서 읽기는 했다. 내가 주인공이라면 어떻게 했을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아마도 그만 두었을 듯하다. 돈을 생각한다면 버텨야 하겠지만 그게 꼭 정답은 아닌 시대다. 자신이 하고 싶은 걸 위해 과감히 퇴사를 하는 것도 젊음의 특권이자 상징이 아닐까한다. 책에서는 MZ세대의 생생하게 근무하면서 힘들어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게 꼭 세대를 대변하진 않겠지만 충분히 간접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아마도 같은 세대에게는 공감을 불러일으킬 듯하다. 그 세대가 아닌 사람에게는 이해를 주고. MZ 세대의 진짜 속마음을 모르고 알려고 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말이다. 

증정받아 읽었습니다.

까칠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내 잘못은 아니다
친절한 핑크팬더의 한 마디 : 공감하고 이해하려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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