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 매니아 - 쿠키는 2개
마블 영화가 예전같지 않다고 하지만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 일단 아마도 앞으로도 계속 보긴 볼 듯하다. 갈수록 기대를 낮추고 볼 가능성이 더 클 뿐이다. 뭔가 극장에서 영화를 보기 때문에 같은 시간에 마블 영화가 한다면 본다. 나같은 경우에 그렇지만 다른 사람들도 그럴지는 잘 모르겠다. 지나고보면 역시나 마블 영화는 <어벤져스>로 정점을 쳤다. 그 후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매는 듯하다. 뭔가 강렬한 어벤져스를 보여 준 후 후속작이 계속 조바심이 나는 듯하다.
차라리 블랙위도우가 어벤져스 이전 내용을 그린 <블랙위도우>가 더 현실적이고 재미있었다. 뭔가 이전과 달리 우주에 외계인이 있다는 사실 때문에 중압감에 짓눌린 것일까. 인간대 인간의 대결은 그다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더 강렬한 빌런이 나와야 하는데 인간으로는 불가능한 영역이다. 이러다보니 자꾸 미지의 존재를 불러온다. 우주 어딘가에 있는 존재일 수도 있다. 이번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는 양자 세계에 있는 빌런과 대결이다.
마블이 DC코믹스와 다른 점 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유머였다. 심각하지 않고 진지하면서도 유머있는 내용이 나올 때 재미있었다. 그 중에서도 앤트맨은 그런 유머코드가 가득했다. 대부분 평범한 사람이 갑자기 히어로가 되긴 해도 앤트맨의 스캇 랭(폴 러드)와 같은 인물이 거의 없다. 진짜 평범할 뿐만 아니라 다소 찌질하기도 한 인물이었다. 대신에 상당히 유머러스하면서도 자신의 상황을 정확히 안다. 함께 있는 친구들과 보여주는 캐미도 그런 면에서 돋보였다.
마블 세계 전체가 전부 업그레이드 되면서 다소 찌질한 면은 전부 제거되고 관련 친구들도 사라졌다. 거기까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유머도 함께 사라졌다. 영화 초반에는 예전의 그 앤트맨 분위기로 내용이 전개된다. 밝은 음악과 유쾌한 나레이션, 경쾌하게 걸어가면서 자신의 상황을 알려주는 게 재미있었다. 자신에게 히어로라면서 커피를 공짜로 주면서 '스파이더맨'이라고 외치기도 하고. 정작 그 후부터는 너무 무게에 짓눌려 본래의 재미가 사라졌다.
왕이 될 사람은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고 하는데 견디지 못한 듯하다. 와스프(에반젤리 릴리)와 잘 사귀고 있고 딸인 캐시 랭(캐서린 뉴튼)은 정의감에 불타 앤트맨 슈트를 입고 활동한다.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과 자넷 밴 다인(미셸 파이퍼)는 가족처럼 5명이 잘 지낸다. 캐시 랭이 양자 세계에 전파를 전달하는 기구를 만든다. 캐시 랭이 앤드맨 시리즈에서 딸로 나온 그 아이가 자라서 출연했다는 걸 알고 놀라긴 했다. 다른 배우로 대체된 걸로 알았는데 말이다.
아직은 영화상 정확하지 않아도 성인은 아닌 듯한데 양자와 관련된 기구를 만들었다는 점이 좀 너무 한 거 아닌가싶었다. 그렇게 뜻하지 않게 양자 세계로 5명은 빨려들어간다. 여기서 자넷이 양자 세계에 있으면서 했던 감춰진 비밀이 생긴다. 그 점도 분명히 이전까지 단 1도 나오지 않았는데 너무 터무니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큰 양자세계에 예전에는 정확히 자넷에게 갔는데 그 전 세계는 완전히 무시된 전개라고 느껴졌다. 그곳에서 자넷은 도망치듯 나왔다.
그 사실을 감추고 있었는데 거기서 캉(조나단 메이저스)가 지배하고 있다. 그는 원래 시간을 지배하는 자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멀티버스를 돌아다닐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수세기 전 인물이라 월등한 과학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인물이라 생각해서 자넷이 양자에 갇히기 한 상태에서 도망쳤던 것이다. 이런 식으로 내용이 전개되는 다소 뭔가 스타워즈 필이었다. 둘 다 디즈니에서 만드는 것이 상관없기도 하다. 그래도 너무 뜬금없이 스타워즈를 양자세계에 펼쳐놓은 느낌이었다.
벌어지는 거의 대부분 사건이나 전개가 스타워즈를 약간 응축해서 보여준 듯한 느낌이었다. 또한 너무 억지로 가족애로 자꾸 몰아가는 느낌도 들엇다. 여기서 캉은 정복자라고 표현하는데 아마도 영화에서 이중적인 뜻 아닌가한다. 지구의 정복자는 실제로 개미라고 한다. 개미도 함께 양자세계에 들어가면서 후반부 나름 반전을 보여준다. 마블에서 펼쳐지는 세계에서 보여주는 부분이 늘 인상적이었다. 어떻게 저런 식으로 상상해서 보여주는지 늘 감탄했다.
이번에도 그런 부분은 좋았다. 전체적으로 미술팀으 비롯한 제작진의 노고가 느껴진다. 그런 걸 제외한다면 난 차라리 지구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는게 어떨까싶다. 마블 세계가 너무 커지다보니 오히려 내용이 좀 산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었다. 그나마 이번 편에서는 예전의 어벤져스처럼 거대한 떡밥을 던져놓으며 나중을 기약하긴 한다. 근데 재미있는 건 보통 앤드맨은 다시 온다..로 하는데 이 영화는 캉은 다시 온다..로 끝난다. 캉을 보여주기 위한 용도의 영화였나 보다.
핑크팬더의 한 마디 : 스케일을 차라리 줄였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