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어둠 속 진실을 쫓는 메스: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

천천히꾸준히 2025. 7. 4.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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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하는 아버지를 쫓는 국과수 부검의라는 파격적인 설정. 유플러스 모바일 tv와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된 새로운 드라마 <메스를 든 사냥꾼>이 묵직한 서스펜스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OTT 플랫폼의 발달로 양질의 콘텐츠를 접할 기회가 많아진 요즘, <메스를 든 사냥꾼>은 디즈니플러스에서 독점 공개되며 그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습니다.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한 천재 부검의가 마주한 비극적인 운명과 진실 추적을 그리며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먼저 주목한 웰메이드 스릴러
<메스를 든 사냥꾼>은 국내 공개 전부터 해외에서 먼저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프랑스 칸에서 열리는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Canneseries) 비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는 드라마의 완성도와 독창성이 세계적인 수준임을 입증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칸 시리즈 페스티벌은 전 세계의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드라마를 조명하는 권위 있는 행사로, 이곳에 초청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드라마 팬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이에 앞서 **홍콩 필마트(FILMART)**에서도 소개되며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영어 포스터 역시 이러한 글로벌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제작된 것입니다. 이처럼 탄탄한 사전 마케팅과 해외의 긍정적인 반응은 <메스를 든 사냥꾼>이 단순한 내수용 드라마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임을 예고하는 신호탄이었습니다.

개성 강한 연기파 배우들의 만남
박주현: 천재 부검의의 고뇌를 그리다

드라마의 중심을 이끄는 주인공 서이나 역은 배우 박주현이 맡았습니다. 그녀는 넷플릭스 시리즈 <인간수업>에서 강렬하고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자신의 이름을 각인시킨 배우입니다. 이후에도 <좀비탐정>,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금혼령, 조선 혼인 금지령>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지만, 유독 개성이 뚜렷하고 강한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왔습니다. 이 때문에 전형적인 로맨스 장르에서는 그녀를 보기 어려웠고, 배우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주연 자리를 꿰차고 있다는 것은 그녀의 연기력과 스타성이 제작진과 대중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메스를 든 사냥꾼>에서 박주현이 연기하는 서이나는 서울대 출신의 천재적인 국과수 부검의입니다. 시신에 남겨진 흔적, 즉 '메스를 든 사냥꾼'의 서명을 통해 범인의 심리와 다음 행동까지 꿰뚫어 보는 비범한 통찰력을 지녔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살인 사건 현장에서 오래전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빠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면서 그녀의 삶은 송두리째 흔들립니다. 아빠가 희대의 연쇄살인마일지도 모른다는 끔찍한 진실 앞에서, 그녀는 경찰보다 먼저 범인을 잡기 위해 직접 현장을 누비는 등 위험한 추적을 시작합니다. 이 과정에서 겪는 내면의 혼란과 고통, 그리고 진실을 향한 집념을 박주현 배우가 특유의 깊이 있는 연기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강훈: 예능 이미지를 벗고 강력계 팀장으로

또 다른 주인공인 강력계 팀장 정정현 역은 배우 강훈이 연기합니다. 최근 <런닝맨> 등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순수하고 다정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강인하고 날카로운 모습으로 연기 변신을 꾀했습니다. 일각에서는 그가 <런닝맨> 고정 멤버가 될 수 있었음에도 배우로서의 커리어를 위해 고사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었는데, 이번 드라마 속 그의 모습을 보면 그 선택이 이해가 갑니다. 예능에서의 친근한 이미지를 지우고, 배우 강훈으로서의 진중한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정정현은 경찰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초고속 승진을 통해 팀장이 된 엘리트지만, 현장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팀원들에게 인정받지 못하는 인물입니다. 특히 실질적인 팀의 리더 역할을 하는 베테랑 형사 전창진(류승수 분)과 사사건건 부딪히며 갈등을 빚고, 팀원들에게 대놓고 무시당하기 일쑤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신입 부검의 서이나의 돌발 행동까지 통제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입니다. 강훈은 겉으로는 차갑고 이성적으로 보이지만, 내면에는 정의감과 열정을 품고 있는 정정현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극의 한 축을 든든하게 받치고 있습니다.

박용우: 선과 악의 경계에 선 미스터리한 인물

드라마의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핵심 인물, 윤조균 역은 베테랑 배우 박용우가 맡았습니다. 겉보기에는 평범하고 사람 좋은 동네 세탁소 주인이지만, 어딘가 음침하고 비밀스러운 구석을 감추고 있는 인물입니다. 극 초반에는 그의 정체가 명확히 드러나지 않지만, 회차가 거듭될수록 서이나의 아빠이자 연쇄 살인범 '메스를 든 사냥꾼'으로 강력하게 암시되며 시청자들의 등골을 서늘하게 만듭니다. 박용우는 선한 미소 뒤에 숨겨진 섬뜩한 광기를 눈빛과 표정만으로 완벽하게 표현하며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산합니다.

원작 소설의 묵직함과 완성도 높은 각색
이 드라마는 최이도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원작 소설 자체가 웃음기를 완전히 뺀 정통 스릴러로,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연과 범죄의 비극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드라마는 이러한 원작의 묵직한 톤앤매너를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낮고, 무겁고, 칙칙한 분위기는 시청자들을 사건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이며 숨 막히는 긴장감을 유발합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무려 4명의 작가가 시나리오 집필에 공동으로 참여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원작의 방대한 서사와 복잡한 인물 관계, 치밀한 심리 묘사를 영상으로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노력으로 보입니다. 덕분에 드라마는 16부작이라는 비교적 긴 호흡에도 불구하고, 매회 촘촘한 구성과 예측 불가능한 전개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메스를 든 사냥꾼>은 공개 이후 디즈니플러스에서 3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그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입증하고 있습니다.

살인마 아버지를 쫓아야 하는 딸의 비극적인 운명, 그리고 그 진실의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메스를 든 사냥꾼>이 선사하는 어둡고 깊은 서사의 결말을 끝까지 함께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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