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데이

제로데이 단숨에 몰아 본 드라마.
넷플리스에서 리미티드 드라마로 나온 제로데이입니다.
보통 미국 드라마는 시리즈로 기획하는 게 많아 불만이거든요.
마지막에 찜찜하게 여지를 주면서 끝내는 건 별로였거든요.

제로데이는 그런 면에서 처음부터 리미티드 시리즈라고 나와 좋았습니다.
게다가 로버트 드니로가 주연이라 기대를 갖고 보기 시작했죠.
드라마에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한 건 기억이 나질 않는데요.
드라마를 보기 전 어떤 내용인지도 모르는데 보기로 한 이유죠.

초반에 로버트 드니로는 전직 대통령으로 나옵니다.
흔히 은퇴하면 회고록을 쓰게 되는데 이를 위해 작가를 만나는데요.
작가가 집으로 돌아가는 중 갑작스럽게 불의의 사고를 당합니다.
알고보니 작가뿐만 아니라 미국 전체에서 큰 문제가 생긴 겁니다.

딱 1분 동안 모든 전산과 전기가 먹통이 되면서 난리가 났죠.
교통 등이 통제되지 않으면서 사고로 죽은 사람이 몇 천 명이 되었습니다.
누가 이런 짓을 저질렀는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엄청난 일이 벌어졌죠.
이에 대통령은 초헌법조직을 만들며 로버트 드니로에게 제안하게 됩니다.

가장 공정하게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인물로 로버트 드니로가 선택된거죠.
뭔가 미국적인 선택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이라면 도저히 말도 안 되는 설정이라고 생각하겠지만요.
테러가 벌어진 건데 어떤 건물도 무너뜨리지 않았습니다.

현대 사회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알려주는 사건이기도 했죠.
어느 누구도 이 사건을 우리가 했다는 걸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누가 무엇때문에 했는지를 끝까지 정체를 먼저 밝히지 않습니다.
드라마를 보면 전 세계적으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볼 수 있습니다.

중간이 없는 극단값으로 모든 것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극단 값에 있는 사람들이 전부는 분명히 아닙니다.
오히려 가운데에 있는 사람들이 훨씬 많은 게 사실입니다.
이들은 그저 나서지 않고 조용히 있을 뿐이라 드러나지 않을 뿐이죠.

팀을 모아 실체를 파악하려 하지만 전혀 알 수가 없습니다.
어떤 식으로 무엇때문에 이들이 했는지 어떤 시그널도 보내질 않으니까요.
그저 이로 인해 미국 사회가 더욱 뜨겁게 양쪽으로 갈라지는 느낌이죠.
특히나 유튜버들은 이를 근거로 더욱 음모론적인 내용을 확산시킵니다.

영향력만큼은 오히려 더욱 커집니다.
여기서 말하는 영향력도 역시나 절대 다수가 아닌 일부에게입니다.
로버트 드니로에게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는 게 밝혀집니다.
진실이 진실이라고 그게 모든 건 아니라는 걸 드라마는 보여줍니다.

중요한 건 진실을 솔직히 밝히는 용기가 더 중요한 게 아닐까합니다.
드라마는 전개되면서도 어떤 식으로 될 지 전혀 몰라 궁금하고 흥미진지하더라고요.
6부작이라 영화를 살짝 늘린 정도의 분량처럼 느껴졌습니다.
저는 보면서 흡인력이 좋아 이틀만에 다 본 건 넷플릭스에서 처음 아닌가하네요.